감동 단편 종이별의 방향
버스는 늘 같은 속도로 같은 길을 달렸다. 창밖엔 비가 왔고, 비는 유리 위를 미끄러지며 자꾸만 풍경의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냈다. 사람들은 비 때문에 우산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고, 그래서인지 버스 안은 평소보다 조용했다. 비 오는 날 특유의 정직한 냄새가 있었다. 젖은 옷, 따뜻한 히터 바람, 조금 눅눅한 사람의 숨. 그 사이에 끼어 있던 나는, 다른 날처럼 그냥 회사로 가는 중이었다. 그런데 그날, 맨 뒤 좌석 한 칸 앞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접힌 종이 하나를 꺼냈다. 손은 느렸고, 손끝은 부드럽게 떨렸다. 누군가의 서둘러야 하는 하루와는 다른 속도였다. 할머니는 그 종이를 펴더니 다시 접기 시작했다. 나는 아무렇지 않게 창문에 기대어 있었지만, 눈은 자꾸 그 손을 따라갔다. 종이는 별이 됐다. 정확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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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2. 9. 14:06